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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(美)의 탐구

연도
2026 1학기

유한성이 부여하는 숭고함

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.

나는 최근 시들어가는 꽃을 보며 그 근원을 목격했다. 조화(造花)가 결코 가질 수 없는 생화의 매혹은, 역설적이게도 그것이 ‘반드시 죽는다’는 결말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. 우리의 인생과 젊음이 찬란한 이유 또한 다시 돌아오지 않을 ‘끝’이라는 마침표가 있기 때문이다.

본 작업은 흑백의 명도와 질감의 대비를 통해 미에 대한 인간의 오만한 탐구에서 시작하여, 끝이 있기에 완성되는 미의 본질로 향하는 여정을 시각화한다.

  1. 욕망(Desire): 해체된 탐구
    차갑고 매끄러운 금속 트레이 위에 꽃을 올리고 수술 도구로 이를 분해한다. 미의 근원을 찾으려 꽃잎과 수술을 분석적으로 나열하지만, 그 결과 남는 것은 생명력을 잃은 파편뿐이다.
    “인간은 미를 이해하기 위해 그것을 낱낱이 해체하지만, 그 순간 미는 죽어버린다.”

  2. 유한(Finite): 정해진 결말
    거친 돌들 사이에 투명한 얼음을 끼워 넣고 그 위에 꽃을 세운다. 시간이 지나 얼음이 녹으면 구조는 무너지고 꽃은 시든다. 단단한 돌의 질감과 녹아내리는 얼음의 유동적인 명도 차이를 통해, 아름다움이란 영원히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붕괴를 전제로 한 찰나의 균형 속에 존재함을 보여준다.
    “아름다움은 그 끝을 전제 할 때 존재한다.”

  3. 찰나(Moment): 연소하는 젊음
    불꽃에 휩싸인 꽃의 이미지는 젊음의 상징이다. 가장 밝은 명도로 타오르는 불꽃의 질감과 그 결과물인 검은 재의 깊은 어둠을 대비시킨다. 순식간에 재가 되어버리는 과정은, 가장 격정적으로 사라짐으로써 비로소 증명되는 미의 폭발적인 생명력을 시사한다.
    “젊음이 아름다운 이유는 돌아오지 않는 소멸의 과정이기 때문이다.”

  4. 부재(Absence): 남겨진 잔상
    마지막으로 흰 모래 위에 꽃이 놓였던 움푹한 자국만을 남긴다. 꽃이라는 실체는 사라졌지만, 가루 위에 새겨진 음각의 질감은 꽃이 그곳에 있었음을 더 분명하게 증명한다. 아름다움은 붙잡거나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, 시간의 흐름 속에 기꺼이 사라져 ‘부재’의 흔적으로 남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.
    “진정한 아름다움은 실체가 사라진 뒤, 우리 마음속에 남겨진 잔상으로 완성된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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